멸종위기종 ‘은줄팔랑나비’의 애벌레가 금강 주변에서 발견됐다. 애벌레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금강 중·하류 지역 30㎞ 구간인 부여군 부여읍부터 익산시 용안면 사이의 수변 생태공간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은줄팔랑나비 348마리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애벌레 346마리, 성충(나비) 2마리였다. 애벌레는 최초로 발견했다.
기존 조사에서는 강원 인제군과 경남 밀양시 등에서 성충만 1~25마리가 발견됐다. 환경부는 국립생태원과 올해 4월부터 최근까지 이 지역 생태공간 185곳(공원 92곳, 습지 32곳, 하천 61곳)을 조사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은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을 말한다.
은줄나비가 가장 많이 발견된 지역은 논산시 강경읍 일대 개척지구에 있는 생태공원이다. 애벌레 103마리와 성충 2마리가 발견됐다. 이어 부여군 봉정지구 생태공원에서 애벌레 100마리, 근처 군수 지구 생태공원에서 애벌레 80마리가 발견됐다.
은줄팔랑나비는 물억새, 갈대 등 수변식물이 풍부한 연못이나 습지, 강가 인근에 주로 서식한다. 과거에는 전국적으로 분포했으나 하천이 개발되면서 서식지가 사라져 멸종위기에 놓였다.
양쪽 날개를 다 펼쳤을 때의 길이는 3.1~3.5㎝이다. 날개 윗면은 흑갈색이고 아랫면은 황갈색이다. 특히 뒷날개 아랫면 중앙에 가로로 길게 은백색 줄무늬가 있다. 애벌레는 가늘고 긴 모양으로 엷은 녹색 바탕에 짙은 녹색의 가는 선 3줄이 있다.
은줄팔랑나비는 봄에 성충이 되는 봄형과 여름에 성충이 되는 여름형이 있다. 이번에 발견된 애벌레는 7월 말~8월에 낳은 알이 부화돼 9월에 발견된 봄형으로 추정된다. 애벌레는 올 겨울을 지나 내년 4~5월 초에 번데기 형태로 변하고 5월 말 나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4대강 수변 생태 공간 보전과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환경부·국립생태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