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야생동물

해변 모래 알갱이 하나에 속초시 인구 세균 산다

등록 2017-12-15 16:03수정 2017-12-15 22:48

[애니멀피플]
알려진 것보다 수백 배 많아
수천종 분포, 오염물질 정화
모래알의 움푹 패인 곳에서 도시를 이룬 세균들(초록색). 레이저 주사 현미경으로 촬영한 것이다.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모래알의 움푹 패인 곳에서 도시를 이룬 세균들(초록색). 레이저 주사 현미경으로 촬영한 것이다.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모래 해변은 수없이 많은 모래 알갱이로 이뤄진다. 모래 알갱이 하나하나는 다시 수많은 세균이 모여 사는 도시이다. 최신의 분석기술을 이용해 과학자들이 모래 알갱이 하나를 터 잡아 사는 세균의 종류와 수를 셌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미생물학자들은 미생물생태학 학술지 ‘아이에스엠이(ISME) 저널’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미생물이 모래 표면에 살고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북해 해안의 수심 8m 지점의 해저에서 채취한 모래 알갱이에서 세균을 추출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모래알갱이는 울퉁불퉁해 그 틈에 세균이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전자현미경으로 본 모래알갱이는 울퉁불퉁해 그 틈에 세균이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그 결과 지름 0.2∼0.6㎜인 모래 알갱이 하나의 표면에는 1만∼10만 마리의 세균과 고세균류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리카락 굵기의 모래알에 속초시 인구(8만)에 해당하는 미생물이 도시를 이루는 셈이다. 이제까지 추정한 모래 알갱이 하나당 세균의 밀도는 0.1×0.1㎜당 1∼6세포로 이번 추정보다 수백 배 적은 수치다.

모래알은 쉴 새 없이 물살에 쓸리고 포식자들이 먹이를 찾아 훑어내 세균의 안정된 삶터는 아니다. 조사 결과 세균은 모래알의 노출된 표면이 아니라 금이 가거나 패인 부분에 몰려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세균으로 3000∼6000종으로 매우 다양했는데, 절반 이상은 모든 모래에 공통으로 분포해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의 일환인 영주댐 공사가 시작되기 전 내성천 모습. 대표적인 모래강으로 모래 알갱이의 세균이 탁월한 정화 기능을 발휘했다. 박은선 제공.
4대강 사업의 일환인 영주댐 공사가 시작되기 전 내성천 모습. 대표적인 모래강으로 모래 알갱이의 세균이 탁월한 정화 기능을 발휘했다. 박은선 제공.
연구자들은 모래에 사는 세균이 해양생태계와 지구의 물질순환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밝혔다. 물속에서보다 100배 높은 밀도인 이들 세균이 강물을 따라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작지만 거대한 필터’ 노릇을 한다는 것이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David Probandt et al, Microbial life on a sand grain: from bulk sediment to single grains, The ISME Journal advance online publication, 1 December 2017; doi:10.1038/ismej.2017.197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추어탕 미꾸라지, 소금 비벼 죽이지 말라…세계적 윤리학자의 당부 [영상] 1.

추어탕 미꾸라지, 소금 비벼 죽이지 말라…세계적 윤리학자의 당부 [영상]

16m 고래 ‘사체’ 악취 풍기며 4천km 이동…보라, 인간이 한 일을 2.

16m 고래 ‘사체’ 악취 풍기며 4천km 이동…보라, 인간이 한 일을

[웹툰] 13년째 풀지 못한 난제 3.

[웹툰] 13년째 풀지 못한 난제

‘곰돌이 컷’ 원조, 강아지 ‘부’ 무지개 다리 건넜다 4.

‘곰돌이 컷’ 원조, 강아지 ‘부’ 무지개 다리 건넜다

한국호랑이·여행비둘기·도도…‘사라진 동물들’ 화폭에 담았다 5.

한국호랑이·여행비둘기·도도…‘사라진 동물들’ 화폭에 담았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