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프라이즈 수상 트로피. 동물실험으로 희생되는 토끼가 싸우듯이 몸을 세우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러쉬 코리아 제공
동물대체시험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러쉬 프라이즈’ 수상자에 올해도 한국인 수상자가 포함됐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4회 연속 수상이다.
11일(현지시각) 영국 프레시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는 ‘2020 러쉬 프라이즈’(The Lush Prize 2020) 시상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러쉬는 올해 로비 특별상에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김광만 교수와 권재성 조교수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수상자들이 참여한 ‘의료기기 분야 동물대체시험법 국제공동연구팀’(Medical Device In Vitro Irritation Team·이하 공동연구팀)은 모든 의료기기에 요구되는 시험법 중 하나인 토끼를 이용한 피부자극 시험을 대체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러쉬 프라이즈는 “전 세계 23개 연구단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토끼 피부자극 시험의 대안으로 인체 표피모델(reconstructed human epidermis·RhE)이 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해당 연구는 2019년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러한 대체 연구의 확대로 장기적으로는 의료기기 업계에서 토끼 자극 테스트는 완전히 종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토끼는 의료기기 및 다양한 생리용품의
자극성 시험에 이용되는 대표적 실험동물이다. 한 해 5만 마리가 넘는 토끼가 이러한 의료기기, 화장품, 생리용품 등의 자극성 시험에 사용된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러쉬 프라이즈는 러쉬와 영국 비영리 단체 ‘윤리적 소비자 연구소’(Ethical Consumer Research Association)가 설립한 글로벌 시상식이다. 이 시상식은 화학물질 평가에 동물대체시험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하며 총 상금 25만 파운드(약 4억원)를 수여한다.
올해는 총 21개국 58개팀이 후보자 명단에 올랐다. 앞서 11월5일 비영리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대표 유영재)와 임경민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최종 후보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다. 아쉽게도 두 후보는 최종 수상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연세대 연구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로비 특별상을 수상하며 4회 연속 한국인 수상 기록을 세우게 됐다.
역대 수상자로는 사람의 눈을 모사한 ‘아이 온 어 칩’(Eye-on-a-chip)을 선보여 2018 과학 부문을 수상한 허동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박사를 비롯해, 동물실험 대신 동물대체시험을 우선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한정애 국회의원 등이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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