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동물학대와 인간폭력은 어떻게 연결돼 있나

등록 2018-09-10 14:25수정 2018-09-10 18:37

[애니멀피플]
동물전문출판사 책공장더불어 신간 ‘동물학대의 사회학’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이 작동하는 방식과 유사”
분명한 것은 동물학대는 그 자체로 반사회적 행동이며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라는 것이다. 클립아트코리아
분명한 것은 동물학대는 그 자체로 반사회적 행동이며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라는 것이다. 클립아트코리아
동물에 대한 폭력과 인간을 향한 폭력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는 어디까지 이뤄졌을까. 클리프턴 P. 플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업스테이트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간 동물학 전공)는 동물학대 이면에 젠더, 권력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관련 연구들을 소개한다. 그는 동물학대가 그 사회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그의 책 ‘동물학대의 사회학’은 동물에 대한 폭력을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이 작동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보는 것이 새롭다. 페미니즘적으로 해석했다. (여성이 소중하게 여기는) 아동과 동물을 의도적으로 학대해 여성을 통제하는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호주의 한 연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피학대 여성들과 피학대 경험이 없는 여성을 비교한 결과, 가정폭력 피해자의 52.9%가 자신의 반려동물도 학대를 당했다고 답했다. 반면 가정폭력을 겪지 않은 이들 중에는 반려동물 학대를 보고한 이가 전혀 없었다. 이때 가해자는 남성성을 체화할 것을 요구받는 남성이다.

책은 과거의 연구결과를 요약하며 동물학대와 인간폭력의 상관관계를 찾는다. 우선 가정폭력이 아동의 동물학대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했다. 2005년 9~17살 이탈리아 아동과 청소년 1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동물을 학대한 아이들은 동물학대 경험이 없는 아이보다 가정폭력이나 부모나 또래 친구의 동물학대 행위에 노출된 경험이 많았다. 특히 남자아이들의 경향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동물학대는 젠더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쳤다. 2004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아동기에 동물학대 행위를 목격한 적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동물에 덜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타인의 동물학대를 본 적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동물에게 더 호의적이었다.

그렇다면 동물학대와 인간폭력 사이에는 정말 인과관계가 있는 걸까. 어릴 때 목격했거나 습득한 동물에 대한 폭력성이 인간을 향하도록 이동하는 걸까. 아니라면 일반적인 반사회적 행동과 관련이 있는 걸까.

정답을 찾지는 못했다. 양쪽 결과가 다 나왔기 때문이다. 2001년과 2004년 미국 플로리다의 가장 경비가 삼엄한 교도소에 복역 중인 폭력범 수형자 45명과 비폭력범 수형자 45명을 대상으로 아동기의 동물학대 경험에 대해 면접조사를 한 결과, 비폭력범 20%, 폭력범 56%가 아동기에 동물학대를 저질렀다고 답했다. 특히 반려동물을 학대한 비율은 비폭력범 7%, 폭력범 26%였다고 한다. 하지만 1999년 또 다른 연구에서는 동물을 먼저 학대한 후 인간을 대상으로 폭력을 자행한 범죄자가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동물학대가 폭력범죄뿐 아니라 재산 범죄, 마약 범죄, 난동 행위 등 다양한 범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동물학대가 인간폭력과 관련 있다는 가설에 대한 비판도 새겨들어야 한다. 대부분의 연구가 현재부터 과거를 돌아보며 조사하는 방식일 수밖에 없다는 점, 연구표본의 대표성이 떨어지는 문제, 동물학대에 대한 서로 다른 정의 등 연구하기에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 등이다.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동물학대는 그 자체로 반사회적 행동이며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라는 것이다. 동물전문출판사 ‘책공장더불어’의 39번째 책이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1600㎞ 날아가 날개 부러진 채 발견된 21살 매의 노익장 1.

1600㎞ 날아가 날개 부러진 채 발견된 21살 매의 노익장

노화의 3가지 수의학적 지표…우리 멍냥이는 ‘어르신’일까 2.

노화의 3가지 수의학적 지표…우리 멍냥이는 ‘어르신’일까

새끼 지키려, 날개 부러진 척한다…댕기물떼새의 영리한 유인 기술 3.

새끼 지키려, 날개 부러진 척한다…댕기물떼새의 영리한 유인 기술

아부지 차 뽑았다, 히끄야…첫 행선지는? 4.

아부지 차 뽑았다, 히끄야…첫 행선지는?

서두르지 마세요…반려동물의 ‘마지막 소풍’ 배웅하는 법 5.

서두르지 마세요…반려동물의 ‘마지막 소풍’ 배웅하는 법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