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은 5일 어린이 도서인 ‘생태 돋보기로 다시 읽는 세계 속담’을 발간한다. 9900원
‘노루 고기 한 조각에 고양이 두 마리의 가치가 있다’는 영국 속담에는 어떤 생태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과거 노루 고기나 노루의 피는 사람 몸에 좋다고 해서 노루를 많이 사냥했기 때문에 이런 속담이 생겼다고 한다. 사람의 이기심으로 노루를 사냥해 온 역사를 알 수 있다. 산 속에 사는 노루는 몸에 지방이 적어서, 몸에 붙어 피를 빨아먹고 사는 등에의 성장을 막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그늘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어리석은 자는 독수리의 날개와 올빼미의 눈을 가졌다’는 네덜란드 속담은 왜 생겼을까. 독수리처럼 강한 날개가 있어도 올빼미의 눈을 가졌다면 사냥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까. 올빼미는 두 눈이 앞쪽을 향해 있기 때문에 옆쪽에 눈이 있는 독수리보다 넓은 범위를 한눈에 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올빼미는 목을 사방으로 돌릴 수 있고 귀도 아주 밝다.
‘진흙탕은 뱀장어를 질식시키지 않는다’는 영국 속담은 무슨 뜻일까. 뱀장어는 진흙이나 굴속에서 겨울을 보내고 따뜻해지는 봄에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진흙탕같이 힘든 환경이라도 뱀장어의 자세로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낙타 등에서 평평한 곳을 찾지 마라’라는 우즈베키스탄 속담도 이유가 있다. 낙타 등이 평평하면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니 등이 평평한 낙타를 찾지 말라는 말이다. 낙타가 먹이를 잘 먹지 못하거나 영양분을 다 써버린다면 낙타의 혹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은 5일 어린이 도서를 발간한다. 전 세계의 동식물 관련 속담 40개 속에 담긴 생태를 풀이한 책의 이름은 ‘생태 돋보기로 다시 읽는 세계 속담’이다. 책에서는, 그림과 동화로 속담의 의미를 그려낸다. 이어 ‘푸름 박사의 생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동화 속 동식물에 대한 폭넓은 생태 정보를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이번에 출간한 ‘세계 속담’뿐 아니라 ‘생태 돋보기로 다시 읽는 이솝 우화, 우리 속담, 안데르센 동화, 그림 형제 동화, 탈무드’ 등 시리즈 도서 5권이 앞서 출간돼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이미지 국립생태원 제공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의 동식물 관련 속담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