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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수의대는 의대가 될 수 있을까

등록 2018-08-31 17:59수정 2018-09-03 16:51

[애니멀피플]
전국 10개 대학 수의대·의대 교수 1인당 학생 수 비교
수의대 2~10배 많아…9곳이 의학계열 기준 초과
“의대처럼 인증평가 의무화해 교육환경 끌어올려야”
애니멀피플이 전국 10개 수의대와 그 대학 의대로부터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받아본 결과 수의대가 의대보다 2~10배 많았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애니멀피플이 전국 10개 수의대와 그 대학 의대로부터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받아본 결과 수의대가 의대보다 2~10배 많았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수의대는 의대가 될 수 있을까.

전국수의학도협의회(전수협)이 지난 2015년 12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전국 수의대생 2360명 중 61%인 1440명이 소동물, 대동물 임상수의학 분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졸업을 앞둔 본과 3~4학년의 응답 비율이 높았다. 졸업 후 바로 동물을 치료해야 하는데 대학에서의 교육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소리다. 동물복지인식이 높아지면서 사회적으로 수의대에 요구하는 역할이 늘어나고 있고, 수의대생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지만 현재 수의대 교육의 수준은 국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관련 기사 애니멀피플 8월13일 동물복지·수의윤리 수업 안 들어도 수의사 된다?

‘애니멀피플’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전국 10개 수의과대학과 그 대학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으로부터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받아 비교해보았다. 답변하지 않은 대학의 경우 학교 쪽이 밝힌 전임교원 수와 입학정원 수로 직접 계산했다.

그 결과 의대와 수의대의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2~10배까지 차이가 났다. 수의대의 수치가 더 높았다. 경상대는 의대가 3.8명일 때 수의대는 18.3명이었다. 강원대는 의전원이 1.1명일 때 수의대는 8.6명이었다. 경북대는 3.83명과 14.25명이었다. 전북대는 4.3명과 8.1명이라고 답했다. 충남대는 2.46명과 17.27명, 충북대는 2.52명과 11.5명이었다. 서울대는 1.7명과 5.6명이었다.

대학 쪽이 수치를 답하지 않은 건국대는 1.27명과 12.8명으로 10배 차이가 났다. 역시 답변을 하지 않은 전남대는 의대가 6.73명일 때 수의대 12.5명으로 2배가량 차이가 났고, 제주대 역시 의전원이 3.81명일 때 수의대는 12명으로 수의대가 많았다. 교육부가 정한 의학계열(의대, 수의대 둘 다 포함)의 교수 1인당 학생 수 기준은 8명인데 서울대를 제외하면 이를 지키는 곳이 한 곳도 없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수의대 쪽은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교육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한다. 특히 임상 과정에서의 교육이 비효율적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농장동물·야생동물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는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와도 연결된다.

이때문에 수의대 내부적으로 수의대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의대처럼 평가·인증을 받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대, 치대, 한의대, 간호대는 2015년 말 고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교육부가 지정한 평가인증 인정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도록 법으로 정해두었는데 수의대만 빠져있다는 것이다. 의대의 경우 교육부 인정기관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 학생 복지나 교수 업무뿐 아니라 기본의학교육과정, 졸업 후 진로까지 대학별로 점수를 매겨 평가한다. 특히 인증을 받은 대학 졸업자에게만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기 때문에 각 대학은 인증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건축학과 역시 건축사 자격시험 응시 자격을 인증받은 대학 졸업생으로 한정해두고 있다.

수의대 쪽은 현재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을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인증 평가를 하면서, 교육부 인정기관 지정, 나아가 고등교육법 개정까지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한 수의대 교수는 “불투명한 동물실험처럼 수의대 안에는 과거에 관행처럼 해오던 일들이 남아있다. 이를 개선하고 국제 수준에 걸맞은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수의대 수준을 끌어올릴 만한 제도 마련이나 지원 투자 등이 필요하다”라며 “의대처럼 법적으로 교육의 질을 담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 학사제도과 관계자는 31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 치의학 등은 법으로 인증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수의학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해 봐야 한다.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으로부터 인정기관 지정 요청이 있으면 그때 재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 생명을 다루는 수의대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대와 비교해도 괜찮은 걸까. 한 교수는 “반려동물뿐 아니라 인간의 먹을거리가 되는 농장동물의 안전, 인수공통전염병 관리는 수의학의 영역”이라고 짚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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