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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하늘을 지배하는 말 한 마리

등록 2017-10-01 09:00수정 2017-10-01 10:23

[애니멀피플] 추석특집-동물기자의 동물 별자리 공부
큰물고기자리가 감싸고 있는
가을철 대사각형 페가수스자리
사진 오른쪽 정사각형이 페가수스자리의 뒤집힌 몸통이다. 보이지 않지만 사진 오른쪽에 말의 머리와 앞발이 더 달려있다. 정사각형 왼쪽 위에서 연결된 세 점은 안드로메다자리의 일부로 말의 뒷다리 부분이다. 페가수스자리를 싸고 있는 큰 브이자는 큰물고기자리이다. 망원경을 이용해 직접 촬영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사진 오른쪽 정사각형이 페가수스자리의 뒤집힌 몸통이다. 보이지 않지만 사진 오른쪽에 말의 머리와 앞발이 더 달려있다. 정사각형 왼쪽 위에서 연결된 세 점은 안드로메다자리의 일부로 말의 뒷다리 부분이다. 페가수스자리를 싸고 있는 큰 브이자는 큰물고기자리이다. 망원경을 이용해 직접 촬영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사람들이 한가위 보름달을 볼 때 나는 밝은 달빛에 숨은 별들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2일 금요일, 음력 8월3일이었다. 한주 일과가 끝나자 서쪽으로 달려갔다. 수도권에서 그나마 별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중한 곳인 강화도에 닿자 미소를 띠고 하늘을 올려봤다. 이런, 자정부터 낀다는 구름이 너무 일찍 찾아왔다. 그렇게 구름이 오가는 날이었지만, 대기가 불안정해 별이 벌레처럼 뱅글뱅글 도는 날이었지만, 원래 다른 계절보다 밝은 별이 적은 계절이지만, 가을 하늘을 지배하는 말 한 마리는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북반구 가을 하늘을 지배하는 말 한 마리가 있다. 그의 이름은 페가수스 별자리이다. 사진에서 보듯 고개를 들고 정사각형의 별을 찾으면 된다. 그게 말의 몸통이다. 페가수스 별자리를 기준으로 물고기자리와 안드로메다자리, 카시오페이아, 북극성 등을 찾아갈 수 있다.

하늘을 나는 백마인 페가수스의 그리스 신화는, 청년 페르세우스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청년은 얼굴을 보기만 해도 돌이 되어버리는 괴물 메두사의 머리를 베었다. 메두사의 목에서 흐르는 피 속에서 하늘을 나는 백마 페가수스가 태어났다. 후에 벨레로폰이라는 청년이 페가수스를 차지했다. 자신이 하늘을 난다는 것에 너무 자만한 벨레로폰은 신의 영역에 오르려고 했다. 이를 벌하기 위해 제우스는 뱀을 보냈다. 그 때문에 벨레로폰은 낙마해 죽었다. 놀란 페가수스는 밤하늘로 도망쳐 페가수스 별자리가 되었다.

한겨레 자료 영상

동물을 좋아하는 내가 별을 보기 시작하면서 흐뭇한 것이 하나 있다. 별자리에는 유독 동물의 이름이 많다. 봄을 대표하는 별자리는 봄의 대삼각형을 이루는 3가지 별 중 하나인 데네볼라를 품은 사자자리가 대표적이다.

또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가 있다. 모자지간인 두 곰의 이야기는 슬픈 사연이 있다. 제우스가 아름다운 처녀 칼리스토를 꾀어 아들 아르카스를 낳게 하자 화가 난 제우스의 아내 헤라가 칼리스토를 곰으로 만들어 버렸다. 시간이 흘러 청년이 된 아르카스가 실수로 곰이 된 엄마 칼리스토를 사냥하려고 가는데, 놀란 제우스가 아르카스를 작은 곰으로 만들어 두 모자를 별자리로 만들었다. 사냥개자리, 살쾡이자리, 까마귀자리 등도 있다.

여름철에는 거문고자리의 베가,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 백조자리의 데네브로 이뤄지는 밝은 별 3개의 삼각형을 찾으면 별을 보기 쉽다. 백조자리 남쪽으로는 여우자리, 돌고래자리가 있는데 그사이에 독수리자리가 있다. 독수리자리의 가장 밝은 별인 알타이르는 견우성이라고 불리지만, 실제 견우 별자리는 염소자리에 있다고 한다.

겨울철은 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계절이다. 건조한 대기가 하늘을 유리처럼 더 선명하게 표현해준다. 겨울철 별자리의 왕은 오리온인데, 오리온은 장군이다. 은하수 가까이 있는 쌍둥이자리도 인간이다. 동물 별자리로는 오리온자리 남쪽의 토끼자리, 오리온이 데리고 다니는 사냥개 중 하나인 작은개자리, 그리고 밤하늘 별 중 가장 겉보기 별이 밝은 시리우스를 품은 큰개자리 등이 있다. 큰개자리의 시리우스와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가 겨울철 밤하늘을 밝히는 대삼각형이라고 부른다.

사실 동물의 생김새와 비슷하지 않은 별자리도 꽤 있다. 왜 동물 이름이 별자리에 붙여졌을까. 메소포타미아들은 1년 동안 태양이 지나가는 길을 황도라고 불렀다. 황도 안의 열두 개의 별자리를 ‘조디악(Zodiac, 황도 12궁)’이라고 불렀는데, 조디악은 동물원을 뜻하는 ‘Zoo’와 어원이 같다. 아마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곰, 개, 양, 소 등의 이름을 붙인 거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메소포타미아의 천문학이 고대 그리스로 넘어가 그리스, 로마 신화와 결부되면서 지금의 별자리 이야기들이 탄생했다고 설명한다.

강화/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박지슬 교육연수생

참고 문헌: ’코스모스’(칼 세이건, (주)사이언스북스, 2006), ’한권으로 떠나는 별자리 여행’(피터 그레고,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13), 신화와 전설로 이해하는 별자리 여행(야마다 히로시, 도서출판 새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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