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검정빰금파리의 피서법
똥파리가 풍선껌을 분다고? 풍선껌이 아니었다. 침이었다.
걸리헤르메 곰즈 등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팀은 똥파리(blow fly·검정파리)가 침으로 방울을 만들어 체온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19일 보고했다.
연구팀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똥파리의 일종인 검정빰금파리(Chrysomya megacephala)가 타액을 밖으로 내보내 둥그런 방울을 만든다. 그리고는 다시 삼키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연구팀은 “검정빰금파리가 주변 온도가 증가할수록 이런 행동을 자주 반복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최적의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파리가 만든 타액 방울은 소화된 음식, 침샘의 효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 행동은 파리가 활동적일 때에는 잘 관찰되지 않았다. 파리가 비행하려면 근육이 어느 정도 달구어져 있어야 하기(체온이 높아야) 때문이다. 습도가 높을 때도 이 행동은 잘 관찰되지 않았다. 습한 환경에서는 공기 중의 수분이 파리가 만들어낸 방울의 증발을 방지하여, 체온 저하에 별달리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모기에게도 비슷한 행동이 보고된 적이 있다. (관련 기사 ‘굶주린 모기, 피로 열 식힌다’) 모기는 피를 빨며 혈액을 배설하는데, 온도 조절이 목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프랑스 라블레 대학 곤충학자들이 적외선 촬영을 통해 관찰했더니, 온혈동물의 피를 빨면서 급상승한 모기의 체온은 꽁무니에 붉은 액체 방울을 매달면서 2도가량 떨어졌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검정빰금파리가 입에서 타액을 꺼내 방울을 만들고 있다. 상파울루대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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