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익룡 종으로 보고된 투판닥틸루스 나비간스 상상도. 거대한 볏이 이채롭다. 빅터 베카리 제공.
중생대 백악기 때 하늘을 지배한 익룡은 공룡의 가까운 친척이지만 새라는 후손을 남긴 공룡과 달리 중생대 말 멸종했다. 익룡 가운데 타피자리드 과는 거대한 볏으로 유명한데 브라질 아라리피 만 채석장에서 많이 출토된다.
2013년 브라질 경찰은 상파울루 산투스 항의 화물차를 급습했다. 트럭에는 밀수꾼이 아라리피 만 채석장에서 채굴한 3천 점 가까운 화석이 든 대리암이 들어있었다.
아라리피 만은 1억1000만년 전 석호가 있던 곳으로 잘 보존된 화석이 많이 나오는 곳이다. 전 세계 아마추어 수집가와 박물관으로 팔려가는 대신 상파울루대 연구실로 보내진 압수물 가운데서 역사상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타피자리드 익룡 화석이 발견됐다.
머리 위의 볏 등 연한 조직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새로운 익룡 화석. 베카리 외 (2021) ‘플로스 원’ 제공.
빅터 베카리 브라질 상파울루 대 고생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플로스 원’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보고했다. ‘투판닥틸루스 나비간스’로 이름 붙인 이 익룡은 골격뿐 아니라 부드러운 조직까지 고스란히 보존돼 있었다.
연구자들은 6개의 대리암 판에 든 화석을 컴퓨터 단층 촬영(CT)해 내부구조를 정밀하게 조사해 “이 익룡이 날개를 편 길이가 2.7m이며 비행에 필요한 해부구조를 갖추기는 했지만 육상에서 먹이를 찾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발견된 익룡 투판닥틸루스 나비간스의 골격 구조. 베카리 외 (2021) ‘플로스 원’ 제공.
이 익룡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모습은 머리 크기의 5배에 이르는 거대한 볏이다. 윈드서핑 보드에 달린 돛처럼 생긴 이 벼슬이 실제로 비행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익룡이 날아오르기와 활공, 날개 치기에 필요한 골격과 근육을 지녀 짧은 거리의 비행은 했지만 큰 머리와 긴 목, 사지의 비율에 비춰 멀리 날지는 못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분석했다. 또 이가 나지 않은 큰 머리로 거친 식물을 먹이로 삼았을 것으로 보았다.
큰 머리와 긴 목, 사지의 비율에 비춰 이 익룡은 주로 육상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베카리 외 (2021) ‘플로스 원’ 제공.
인용 논문:
PLOS ONE, DOI: 10.1371/journal.pone.0254789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