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7㎜ 작은 몸이지만 중력 거스르는 탄력…점프 로봇에 응용될까 기대
나뭇잎에 스파이크 자국 남기며 공중제비 점프…거품은 포식자 피하는 집
7㎜ 작은 몸이지만 중력 거스르는 탄력…점프 로봇에 응용될까 기대
나뭇잎에 스파이크 자국 남기며 공중제비 점프…거품은 포식자 피하는 집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분포하는 가라지거품벌레는 농업 해충이지만 생태학적으로 흥미로운 곤충이다. 새로운 개념의 로봇에 쓰일지도 모른다. 찰스 샤프,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침을 뱉어놓은 것 같은 가라지거품벌레의 거품 집. 애벌레가 자라는 안전한 공간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식물 ‘음압’ 이기는 흡입 대가 다른 많은 곤충이 식물의 양분이 흐르는 체관에서 수액을 빨지만 가라지거품벌레는 물관에서 수액을 흡입한다. 곤충에게 체관과 물관은 하늘과 땅 차이다. 줄기 가장자리에 놓인 체관에는 풍부한 영양물질이 들어있는 데다 상처를 내면 수액이 흘러나와 그저 핥아먹으면 된다. 그러나 줄기 안쪽의 물관은 뿌리에서 잎으로 향하는 물길이어서 코로나바이러스 치료병실처럼 음압이 걸려 있다. 수액이 흘러나오는 게 아니라 빨려 들어간다. 따라서 물관의 수액을 먹으려면 강한 흡입력이 필요하다.
가라지거품벌레의 머리. 바늘 같은 침과 강력한 근육이 달려 있다. 필립 매슈 제공
아연 ‘도금’ 스파이크 달려 거품벌레는 뛰거나 날 수 있지만 위협을 느끼면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초속 5m의 빠른 속도로 점프해 자기 키의 100배인 700㎜까지 뛴다. 사람이라면 60층 건물 높이를 뛰는 셈이다. 점프할 때의 가속도는 무려 550g에 이른다. 이런 큰 힘을 내려면 바닥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단단히 움켜쥐어야 한다. 그 비밀은 금속으로 강화한 스파이크가 달린 발톱이다. 월터 페더럴 영국 케임브리지대 동물학자 등은 2019년 미 국립학술원 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가라지거품벌레의 점프 동작을 고속 비디오 촬영 등으로 조사해 뒷다리의 발톱 부위에 축구화의 스파이크와 같은 아연 강화 스파이크가 달려 있음을 밝혔다.
가라지거품벌에의 뒷다리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검은 부위가 스파이크로 중금속인 아연으로 보강된 구조이다. 한스 하겐 괴츠 제공.
거품벌레가 점프한 뒤 스파이크 때문에 매끄러운 아이비 잎사귀 표면에 남은 자국. 케프라 외 (2019) ‘실험생물학 저널’ 제공.
거품 속에 은신한 가라지거품벌레의 애벌레. 거품 윗부분을 걷어낸 모습이다. 케프라 외 (2019) ‘실험생물학 저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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