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충주 고양이 공장 실상…제보자 “동물학대 막기 위해 구매 말아야”
충주 고양이 공장 실상…제보자 “동물학대 막기 위해 구매 말아야”
누런 콧물을 흘리는 고양이, 사람이 다가오자 창틀에 몸을 비비는 새끼 고양이, 불안한 눈빛으로 울부짖는 고양이까지.
지난달 한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는 ‘고양이 공장 실태입니다’란 글이 올라왔습니다. 여러 단으로 쌓은 철창 안에는 수십 마리 고양이들이 갇혀 있었습니다. 얼핏 보아도 건강과 위생 상태가 심각한 고양이들은 발도 딛기 힘든 뜬장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지난달 22일 오후 애피와 만난 제보자 이아무개(28)씨가 처음 이곳을 방문한 것은 1~2년쯤 전이라고 합니다. 당시에도 열악한 환경에 놀랐지만 당시 고양이의 습성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상태라, 불편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었다고 합니다. 이후 고양이 6마리의 집사가 되고 나서 고양이 공장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신고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씨가 애피에 제공한 영상은 지난달 21일 이 번식장을 다시 찾았을 때 촬영한 것으로, 다시 찾은 농장의 모습은 1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씨는 고양이들이 열악한 환경에 계속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아쉬워했습니다. 충주시에 확인 결과, 해당 번식장은 지난해 3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오는 9월까지 적법화 이행을 약속한 농장이었습니다. 시는 “해당 번식장이 무허가 단속에서 제외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고양이 300마리면 규모가 크다. 동물학대 혐의가 인정돼 격리조치가 이뤄진다면 시 동물보호소로 가거나 동물보호단체의 보호소로 가게 된다. 개체 수가 많아 구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영상 박선하 피디 salud@hani.co.kr
제보자 이씨가 제공한 사진 속 충주 ‘고양이 공장’ 고양이들은 3단으로 쌓은 뜬장 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농장 주인은 제보자에게 300여 마리의 고양이를 데리고 있다고 말했다.
누런 콧물을 흘리거나 눈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 고양이들도 목격됐다.
2층 번식장에는 임신 중이거나, 새끼를 낳은지 얼마 되지 않은 고양이들이 목격됐다.
뜬장 생활을 하는 고양이들은 아예 화장실용으로 비치된 빨간 바구니에 들어가 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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