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맨튜펠씨 사연을 보도한 뉴스 화면. 폭스뉴스 영상 갈무리
미국의 남성이 개의 침 속에 있는 세균에 감염돼 다리와 손을 절단했다. 이 세균은 개와 고양이의 침에 들어있는 일반적인 세균으로, 이런 상황은 극히 예외적이라는 것이 미국 언론과 전문가의 반응이다.
‘워싱턴포스트’ ‘뉴스위크’ ‘폭스뉴스’ 등은 1일 미국 위스콘신주 그렉 맨튜펠(48)의 두 다리와 손이 절단된 이유가 개의 침에 들어있는 세균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은 그가 독감 증상을 보여 병원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나 두 다리와 손을 잃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평생을 개와 함께 살았다고 그의 부인이 말했다.
문제가 된 세균은 ‘캡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Capnocytophaga canimorsus)라고 한다. 이 세균이 혈액에 스며들어 감염을 일으킨 뒤 패혈증이 왔다. 그 결과 맨튜펠의 몸 전체, 특히 가슴과 얼굴에 타박상으로 보이는 혈액 반점이 생겼다. 병원에서 항생제를 투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위스콘신 의대 전염병 전문의인 실비아 무노즈프라이스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혈압이 너무 낮으면 팔과 다리가 괴사한다”라고 말했다.
이 세균은 개와 고양이에게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세균으로 대체로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비아 무노즈프라이스도 “개가 있는 사람 99%는 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희귀한 경우 사망을 부를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위키피디아에는 이 세균을 가리켜 “일반적으로 건강할 때는 독성이 낮지만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질병을 유발한다”라고 쓰여있다.
기사를 본 건국대 수의대 이상원 교수(수의미생물학 전공)는 “개가 핥는다고 절대 위험하지 않다. 침 속 세균이 혈액에 들어가기 쉽지 않다. 피해자의 경우 매우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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