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단지에서 버려진 개가 발견됐다. 폐출혈과 다리에 상처가 있어 학대가 예상되지만, 원래 보호자는 이를 부인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박소연(23)씨는 7일 아침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의 화단에서 포메라니언 믹스로 추정되는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했다. 개는 거의 죽은 것처럼 작은 숨만 쉬고 있었다고 한다. 박씨는 “6일 자정 무렵에도 작은 강아지가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짖어서 경찰이 출동했지만 찾지 못 하고 돌아갔는데 같은 개 같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동네 병원으로 개를 옮겼다. 검사 결과 상태는 좋지 않았다. 수의사는 유관상 보이는 눈 위에 있는 상처는 작은 돌에 맞았거나 동물끼리 싸우다 생긴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양쪽 귀가 잘려있었는데 한 쪽은 잘린 지 오래고, 다른 한 쪽은 최근에 잘린 것 같다고 보았다. 중성화 수술은 된 상태였고, 나이는 한 살 전후로 추정했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폐 출혈과 폐 기종이 있었고 눈 안 쪽은 터져서 출혈이 있는 상태였다. 앞 다리에는 지름 1㎝의 구멍이 뚫려있는 것이 확인됐다. 병원에서는 “사람이 학대했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학대 가능성이 있고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씨는 출동한 경찰과 아파트 안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확인해봤다. 새벽 3시쯤 아파트에서 남성 한 명이 내려왔는데, 이 남성은 자신의 개는 맞지만 학대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박씨에게 학대 증거가 명백하지 않아 남성을 처벌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경찰과 박씨가 남성에게 소유권을 포기할 것을 권유해 개는 현재 박씨가 보호하고 있다. 박씨는 “(남성이) 하는 말이 귀는 자신이 미용시켜주다가 개가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실수로 잘렸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 개를 왜 화단에 내버려뒀냐고 물으니 출근했다가 퇴근하면서 데리고 오려고 했다는데 믿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개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폐 질환은 약을 먹으면서 회복해야 하고, 팔에 난 구멍은 수술을 해야 한다. 박씨는 수소문해 7월까지 강아지를 임시보호하겠다는 사람을 찾았다. 하지만 앞으로 평생 잘 돌봐 줄 사람이 나타나길 원하고 있다. 박씨는 9일 “대형견을 포함해 4마리를 키우고 있어, 이 아이를 더 키울 형편이 못 된다. 이달 말까지는 머물 곳을 찾았지만 이후는 미정이라 새 보호자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임시보호 및 입양 문의는 박소연씨 이메일(
soyeoun_@naver.com)로 하면 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박소연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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