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사람과 놀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기가 개를 쓰다듬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개는 사람이랑 놀면 정말 행복할까? 15분만 투자하면 개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응용 동물행동학’ 최근호에 발표됐다.
미국 네슬레퓨리나 연구소 선임과학자인 라겐 맥고완은 ‘15분을 나눠줄 수 있니? 보호소 개들과 15분 놀이의 측정 가능한 긍정적 효과’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15분 동안 자원봉사자들과 스킨십을 하고 논 개들이 스트레스가 줄고 심장박동이 이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 매리빌에 있는 휴메인소사이어티 보호소에 사는 55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몸무게가 최소한 12㎏ 되는 중대형견들로, 암컷 23마리, 수컷 32마리로 구성되어 있었다. 중성화 수술을 한 개도 섞여 있었으며, 어떤 삶을 살다 보호소에 오게 됐는지는 고려치 않았다. 개들은 방에 머물렀고, 다른 개들과 있을 수도 있고 혼자 있을 수도 있었다.
연구진은 개의 심리 변화를 체크하기 위해 실험 전후로 개의 침을 수거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치가 올라가는 코르티솔 호르몬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또한, 놀이의 초반과 후반의 심장박동 수 변화도 확인했다.
소녀가 개를 안고 행복해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실험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실험 시작 전에 개들을 만나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에게 손을 내밀어 자신의 냄새를 맡게 했다. 또한 턱을 만져준 뒤 15분의 실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실험 도중 개들은 묶여있지 않았고, 사람이 먼저 개에게 다가가지도 않았다. 자원봉사자들은 스스로 다가온 개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며 몸을 만져주었다.
실험 결과 55마리 중 32마리에서 유의미한 결괏값을 얻을 수 있었다. 코르티솔 수치는 실험 전 0.24㎍/㎗였는데 실험 후 0.22㎍/㎗로 줄었다. 또 심장박동 수는 놀이 2~3분 뒤 129.5bpm에서 14~15분 뒤 112.74bpm으로 떨어졌다.
특이한 점은 열심히 놀지 않은 개의 스트레스가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이다. 실험 시간 15분의 50~75%를 사람과 논 개나 75% 이상을 논 개들은 실험 후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졌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짧게 논 개들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는 않았지만, 코르티솔 수치가 오히려 높아졌다. 개가 낯선 사람과 놀기 싫었을 수도 있고 너무 짧게 놀고 헤어져 서운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결과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cGowan, R.T.S., (2018) Can you spare 15 min The measurable positive impact of a 15-min petting session on shelter dog well-being.
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DOI: 10.1016/j.applanim.2018.0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