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배설이 금지돼 있다는 표지판. BBC 누리집 갈무리
영국의 한 지역에서는 반려인이 개똥을 치우지 않으면 15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한 카운티는
넉 달 동안 1만파운드(약 1507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영국 방송 비비시(BBC)는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동안 웨일스 지방 동남쪽에 있는 론다 시논 타프(Rhondda Cynon Taff) 카운티가 개똥을 치우지 않거나 개똥을 치울 가방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등 관련 명령을 위반한 103건에 대해 합계 1만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론다 시논 타프 카운티의 홈페이지를 보면, 관련 규정을 담은 공공장소보호명령(PSPO·Public Spaces Protection Order 2017)은 지난해 10월1일부터 시행됐다. 금지 사항은 5가지다. △개 배설물을 즉시 청소하고 치울 것 △카운티 소유의 묘소에서는 개를 앞세울 것 △개똥을 치울 가방을 들고 다닐 것 △경찰관이 필요해서 질문할 때 개를 앞에 세울 것 △학교 운동장, 어린이 놀이구역, 카운티 소유의 스포츠 경기장에는 개를 데리고 가지 말 것 등이다.
벌금은 100파운드(약 15만원)이다. 통지서가 발급된 날부터 2주 안에 벌금을 내야 하고, 내지 않을 경우 법원 절차를 통해 기소된다.
론다 시노 타프 카운티는 “지난해 초 주민들과 함께 규정에 대해 상의했고, 무책임한 반려인을 대상으로 규정이 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영국의 한 지역에서는 개똥을 즉시 치우지 않으면 약 15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최우리 기자
특히 고양이나 말 대신 개에게 초점을 맞춘 이유에 대해서는 “개의 배설물은 지저분하고 어린이와 성인에게 건강상의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양이 배설물도 유독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고양이 보호자는 고양이와 함께 산책하지 않기 때문에 고양이 주인에 대해 강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말 방뇨에 대한 법령은 현재로선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음식물쓰레기 봉투는 개 배설물을 담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벌금이 면제되는 경우도 있다. 시각장애인
이나 개의 배설을 예상할 수 없는 장애인 등이다. 이 카운티는 반려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개똥을 담을 수 있는 봉투를 도서관 등에 무료로 제공하고, 수십 개의 쓰레기통도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주민들이 개 배설물을 치워달라고 요청하면 사흘 안에 치운다고 밝혔다. 론다 시논 타프 카운티의 고속도로와 거리 청소 서비스 담당 책임자인 나이젤 휠러는 비비시(BBC)와 인터뷰에서 “보호자들이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면 벌금이 부과되는 것은 쉽게 피할 수 있었다. 이 수치는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강한 입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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