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27일 개막하는 서울동물영화제에서는 동물과 인간이 맺는 관계 대한 성찰이 담긴 작품 48편이 상영된다. 영화 ‘캣대디들’은 고양이를 만나고 삶이 달라진 남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울동물영화제 제공
여기 8명의 남성이 있다. 배우, 개발자, 소방관, 트럭 운전수, 경찰, 광고인, 스턴트맨, 노숙인 등 사는 곳도 직업도 성향도 모두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두 고양이와 함께 사는 ‘캣대디’라는 것.
세상은 여성과 고양이를 한 데 묶길 좋아하지만 사실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동네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을 ‘캣맘’이라 부르기 시작하며 상대적으로 남성의 모습은 가려져 왔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남성들이 ‘괴짜’인 걸까.
제5회 ‘서울동물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다큐 영화 <캣대디들>(Cat Daddies, 미에 호앙 감독, 2021년)은 고양이를 돌보고 사랑하는 것에 남녀의 차이는 조금도 없다는 것을 경쾌하게 보여준다. 집을 잃은 노숙인은 고양이 ‘럭키’를 돌보며 새로운 삶을 꾸릴 의지를 갖게 되고, 위험한 현장의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소방관들은 고양이 ‘플레임’을 돌보며 마음에 안정을 얻는다.
영화 ‘캣대디들’은 고양이를 만나고 삶이 달라진 남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울동물영화제 제공
영화 ‘캣대디들’은 고양이를 만나고 삶이 달라진 남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울동물영화제 제공
오늘부터 열리는 서울동물영화제(10월27일~31일)에서는 영화 ‘캣대디들’을 포함해 동물과 인간이 맺는 관계에 대한 성찰이 담긴 작품 48편이 상영된다. 단편 23편은 온라인 플랫폼 ‘퍼플레이’를 통해 무려로 감상할 수 있다. 올해 슬로건은 ‘애니멀 이즈 어 키’(The Animal is a Key)로 우리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열쇠 그리고 기후변화, 멸종위기를 풀 열쇠가 바로 동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개막작은 마튼 페지엘 감독의 <에브리띵 윌 체인지>(2021년)다. 모든 동물이 멸종한 2054년 미래를 배경으로 세 친구가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 사라진 동물을 재발견한다는 내용이다. 서울동물영화제를 주최하는 동물권행동 카라는 27일 오후 7시 메가박스 홍대 2관에서 개막식을 열고 5일간의 온오프라인 영화제를 시작한다. 970개막식은 영화제 홍보대사인 한보름 배우의 사회로 진행되며 가수 이설아의 축하공연, 마튼 페지엘 감독과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축사 등의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29일(토) 오후 7시에는 애니멀피플과 카라가 선정한 특별 상영작 <캣대디들> 상영 뒤 국내 캣대디가 초대 손님으로 참여하는 게스트 토크가 펼쳐진다. 서울동물영화제 제공
영화제 기간 중에는 오프라인 상영과 더불어 다양한 게스트 토크 프로그램(GV)이 진행된다. 오는 29일(토) 오후 7시에는 애니멀피플과 카라가 선정한 특별 상영작 <캣대디들> 상영 뒤 국내 캣대디가 초대 손님으로 참여하는 게스트 토크가 펼쳐진다.
게스트로 참여하는 임현우씨는 트위터 닉네임 ‘냥줍 소방관’으로 유명하다. 서울 소내 한 소방서에서 근무하며 현장에서 만난 길고양이, 버려진 고양이들을 구조해 치료하고 입양 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길고양이 학대 사건 고발 등을 맡았던 카라 윤성모 활동가도 참여해 관람객과 질의응답을 가질 예정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