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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학사 최종본, 교육부 승인내용과 달라…검정취소 사유

등록 2014-01-13 21:45수정 2014-01-17 00:59

친일파 김성수 글 삭제한다더니 수정 안한채 그대로 실어

최종승인 뒤 751건 자체수정에도
친일관점 서술 여전히 안 고쳐

여운형 등 사회주의자로 서술
한국전쟁 희생자 유족회가 지적한
보도연맹원 부분도 수정 안해
학자 “오류 아직 많이 남아”
교육부가 친일파인 인촌 김성수의 글을 삭제했다는 교학사 쪽의 자체수정안을 받아들여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지난 5일 최종승인했으나, 실제 발간된 책에는 그 글이 그대로 실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승인한 내용과 다른 내용의 교과서를 발행한 교과서는 검정 취소 대상이다.

교학사 관계자는 13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기자실을 찾아와 기자들에게 지난 5일 승인된 최종본이라며 교학사 교과서를 배포했다. 해당 교과서를 살펴본 결과, 교학사 쪽이 빼기로 한 김성수 관련 서술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교학사 교과서는 김성수의 일본 와세다대 유학 시절부터 해방 이후까지의 행적을 작은 상자글에 담았으나, “김성수의 친일 행적을 희석시킨다”는 역사학계의 비판에 이를 빼겠다는 내용의 수정·보완 대조표를 교육부에 제출한 바 있다.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여 교학사 교과서를 최종승인했다.

대통령령인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은 “내용, 체제, 지질 등이 검정한 것과 다를 때” 검정을 취소하거나 발행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서 교학사 교과서는 교육부의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교과서를 수정한 사실이 드러나 검정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최종 수정·보완대조표는 이 논란 직후 교학사가 스스로 수정한 내용을 추가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부의 2차 최종승인 내용과 다른 교과서가 나온 것이다.

교학사는 지난해 12월 최종승인 이후 무려 751건을 수정했는데도 시민단체들이 친일 관점이라고 지적한 서술은 여전히 고치지 않았다. 이를테면 유치진의 희곡 <토막> 소개 글에 대해 “유치진의 친일 행위에 면죄부를 주려는 서술 기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았지만, 결국 전혀 수정하지 않았다. 친일파인 이종린에 대한 사진설명도 아예 손대지 않았다. 이종린에 대한 사진설명은 친일 행각에 대한 설명이 없는데다 마치 독립운동가처럼 비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운형, 조동호, 안재홍, 이만규 등을 모두 사회주의자인 것처럼 서술한 대목도 문제로 지적받았는데 교학사 쪽은 이 인물들 중 안재홍만 빼는 데 그쳤다. 이만규는 민족주의 성향이 더 강했고 여운형 역시 한때는 사회주의자였지만, 교과서 서술 대목에서는 좌익운동을 포기한 상태였다. 한국전쟁 당시 학살된 보도연맹원 모두를 좌익으로 오해할 수 있게 썼다고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전국유족회’가 지적한 부분도 수정하지 않았다.

다만 교학사 쪽은 가장 큰 논란이 된 “한국인 위안부는 (중략)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는 대목을 “끌려다니는”으로 고치는 등 상당 부분을 수정했다. 하일식 연세대 교수(한국 고대사)는 “12월10일 최종승인 뒤 7개 학회가 문제 있다고 지적했던 단순 오류들은 많이 고쳤다. 하지만 공개하지 않은 부분은 손도 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고대사 분야만 봐도 오류가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관련영상] [정재권의 진단 #226] 역사 왜곡 교과서, 상식을 거스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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