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독재 미화 논란 속에 학교 현장에서 외면받은 한국사 교과서를 출간한 교학사가 교육부의 최종승인 이후에도 무려 751건이나 자체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10일 한국사 교과서를 최종승인한 뒤에도 8개 출판사의 자체수정 승인 요청을 받아들여 수정심의회를 다시 연 끝에 지난 5일 937건의 수정을 최종승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미 일선 학교의 교과서 채택은 대부분 끝난 뒤다. 이 중 교학사 교과서의 수정 건수가 751건으로 전체의 80%나 됐다. 금성이 86건, 두산동아 30건, 리베르스쿨 17건, 미래엔 16건, 비상교육 16건, 지학사 16건, 천재교육은 5건이었다.
교학사 교과서가 지난해 8월30일 검정 통과 이후 수정한 건수만 따져도 이번 751건을 포함해 모두 1385건에 이른다. 역사학계는 교학사 쪽이 이번에 대규모 오류를 자체 수정했음에도 여전히 친일 관점의 서술이 상당수 발견됨에 따라 교과서로 쓰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교학사 교과서가 각종 오류 지적을 받고 부랴부랴 고치는 과정에서 임시정부의 역사를 왜곡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급하게 고치면서 오히려 오류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정현 한국역사교육학회 회장도 “이런 수준의 책이 검정을 통과한 것 자체가 난센스다. 정략적으로 검정이 진행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일선 학교가 이 책을 채택하도록 부지런히 노력했던 모습에서도 정치적 의도가 읽힌다”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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